법무법인(유한) 바를정의 인가된 회생기업에 대한 채무조정, 자산매각, m&a 등 자문 컨설팅 자료실입니다.
첫째, 공적 확인이 사적 실사를 대체하는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과 같은 공공기관이 사전 심사를 거쳐 해당 기업의 사업 실패 사실을 확인·증빙해 주고, 이 공적 확인을 받은 기업에 대해서는 투자자의 서면동의가 발급되도록 하는 것이다. 투자자가 동의를 거부해 온 이유가 악의가 아니라 실사비용 부담이었다면, 신뢰할 수 있는 공공기관의 심사 결과는 그 비용 문제를 정면으로 해결한다. 투자자로서도 선관주의의무 이행의 근거 자료를 확보하게 되므로 동의하지 않을 이유가 사라진다. 나아가 정부 표준투자계약서에 '공공기관의 실패 확인이 있는 경우 동의를 거부할 수 없다'거나 일정 기간 응답이 없으면 동의로 간주하는 조항을 반영하는 방안도 함께 검토할 만하다.
둘째, 청년기업의 법인 파산 비용을 지원해야 한다. 법인 파산에는 예납금, 실사·회계 비용, 법률 비용이 든다. 역설적이게도 '파산할 돈'이 없어 파산하지 못하는 회사가 적지 않다. 진정한 재기 지원은 폐업 이후의 재창업 교육에서 시작되는 것이 아니라, 기존 채무를 법적으로 정리하는 바로 그 과정에서 시작된다. 채무 정리 없는 재기란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현재 개인사업자 중심으로 설계된 재창업·폐업 지원 제도를 법인 스타트업까지 확장하고, 파산 절차 비용을 지원 항목에 포함해야 한다.
셋째,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파산은 '망한 것'이 아니라 하나의 사업을 끝까지 경영해 본 경험이며, 창업가에게 쌓인 커리어다. 실패한 창업가의 재도전이 처음 창업보다 생존율과 성과가 높다는 분석은 이미 여럿 나와 있다. 실패 경험을 자산으로 대접하는 사회라야 청년이 도전한다. 파산 이력을 낙인이 아니라 이력서의 한 줄로 받아들이는 문화, 그리고 그것을 뒷받침하는 제도가 함께 가야 한다.
정부는 해마다 수조 원의 창업 지원 예산을 편성한다. 그러나 창업 생태계는 들어가는 문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실패한 기업이 신속하고 명예롭게 퇴장하고, 그 창업가가 곧바로 다음 도전에 나설 수 있어야 비로소 생태계는 순환한다. 파산하지 못해 재기하지 못하는 청년 창업가들, 이들의 잠긴 출구를 여는 일이야말로 지금 가장 시급한 청년 창업 정책이다.